한국의둘레길 제주 올레길 길도 당신도 낯선 듯 반갑다 바람이 보낸 길 바람이 머무는 길 그 길은 누가 만들었을까 그 길에 기억을 두고 오다 한국의둘레길 박준 양다솔 프로필
한국의둘레길 제주 올레길 길도 당신도 낯선 듯 반갑다 바람이 보낸 길 바람이 머무는 길 그 길은 누가 만들었을까 그 길에 기억을 두고 오다 한국의둘레길 박준 양다솔 프로필
EBS 한국의 둘레길 2022년 1월 3일 (월) ~ 2022년 1월 6일 (목) 2022년 1월 3일 4일 5일 6일 방송 출연진 나이 프로필 택배 식당 맛집 촬영지 위치 어디 촬영 장소
시인 박준과 양다솔의 제주 올레길
각자의 한 걸음, 한 걸음이 모여 길이 된 제주 올레 425km, 26코스.
제주가 사시사철 매 순간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듯, 제주올레 길 26코스 또한 겉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제주의 속살을 다채롭게 보여줍니다.
밀레니얼세대 최초로 50쇄를 돌파한 시인이자 문단계의 아이돌 박준과 작가 겸 스탠드업 코미디언으로 출판계에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신인작가 양다솔이 제주가 품고 있는 숨겨진 길들을 찾아내 함께 걷습니다.
산보다는 바다가 좋은 박준과 바다보다는 산이 좋은 양다솔.
그들 앞에 펼쳐질 예기치 못한 길은 과연 무엇일까요?
1부 : 길도 당신도 낯선 듯 반갑다
수많은 한국의 둘레길에서 제주만큼 친숙한 길이 있을까. 제주에 갔다면 누구나 한 번쯤은 걸어봤을 법한 바닷길.
하지만 제주 올레길 코스가 무려 스물여섯 개나 된다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두 사람의 첫 발걸음은 탁 트인 바닷길과 아득한 돌담길,
그리고 아기자기한 숲길이 다채롭게 이어지는 제주올레 19코스.
너무나 익숙하다고 생각했던 제주의 바닷길을 찬찬히 걷고 있노라면 마치 난생처음 본 것 같은 낯선 풍경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천천히 걸어야 비로소 눈에 들어오는 아름다움.
제주 올레길은 천천히 걷을수록 더 많은 것을 보여줍니다.
“바다를 걷다가 돌아보면 산이 있고, 숨차게 오름을 오르다가 내려오면 평화로운 마을이 나타나요. 수없이 많이 걸었어도 제주의 길은 또다시 새롭고 다채로운 모습을 우리에게 선물하는 것 같아요.”
작가계의 선후배인 박준, 양다솔은 서로 소문을 통해 알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만나본 적이 없는 낯선 듯 낯설지 않은 사이입니다.
다만 둘의 공통점은 제주의 길을 참으로 많이 걸어본 경험이 있다는 점인데요.
낯선 사람과 오랜 길을 걷는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낯설지 않은 길을 걷는다는 안도감은 둘 사이의 거리를 좁혀줍니다.
온전히 하루를 함께 걸은 뒤 그들에게 남은 길에 대한 잔상은 무엇이었을까요?
그것은 바로, “오늘만 같길 내일이 오길! ”
2부 : 바람이 보낸 길 바람이 머무는 길
제주올레 3코스는 재미있는 길입니다.
바다를 따라 걷다가 나오는 갈림길.
잠시 생각해 봅니다.
‘이대로 바다를 따라 계속 걸을 것일까?
중산간 마을 오름으로 올라 바다를 내려다볼 것일까?
길 위의 두 동무는 갈림길을 나눠 걷기로 했습니다.
바다를 향해 걷는 길과 바다와 함께 걷는 길.
두 개의 길이 보여줄 같은 혹은 또 다른 모습은 무엇일까요?
“아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귤 향기가 나는 꽃밭이에요!”
겨울의 제주도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풍경을 만나게 된 양다솔 작가.
신천바다목장에 펼쳐진 주황색 귤 꽃밭의 향연입니다.
겨울 한철, 푸르렀던 목장은 귤껍질을 말려놓느라 주황색 옷을 갈아입었습니다.
제주 겨울바다의 매서운 칼바람은 향긋한 귤 향기를 보내줍니다.
바람이 보내는 길을 따라 걸어보았습니다.
“누구나 그렇지 않을까요? 어떤 길에 대한 확신이 없으면 빨리 걸을 순 없는 것 같습니다. 길이든 삶이든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아요.”
누구나 어떤 길에 대해 확신이 없으면, 속도를 낼 수 없습니다.
모르는 길에서는 서두르지 않습니다.
이 길이 맞나 확신할 수 없고, 정상이 얼마나 가까워졌는지 몰라서 느리게 걷는 것입니다.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요.
바다를 등지고 걸었던 박준 시인은 정상에 가까워졌습니다.
스쳐 지나갈 뻔했던 아름다움을 마음에 담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도 똑같습니다.
예측할 수 없기에 빠르게 걸어갈 수 없지만 때로는, 천천히 걸을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습니다.
3부 : 그 길은 누가 만들었을까?
2022년 1월 5일 (수) 19:30∼19:50
‘올레’는 제주 방언으로 좁은 골목을 뜻하며, 통상 큰길에서 집의 대문까지 이어지는 좁은 길입니다.
실제로 제주올레 길의 폭은 대부분 1m 정도인데요.
가는 사람만 있는 게 아니라 오는 사람도 있으니 서로 비켜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제주 곳곳에 혈관처럼 퍼져있는 올레길 코스는 스물여섯 개.
지금도 새로운 올레길은 계속 만들어지며 사람들을 기다립니다.
문득 궁금한데요.
이 많은 길은 누가, 어떻게 만들었을까요?
“길 내면서 원칙이 있어요. 걸어가는데 크게 지장이 없으면 그 자리에 있고, 그렇지 않고 위험성 있는 건 치워내긴 하는데 저희가 쓰는 건 곡괭이, 호미, 낫 이거만 가지고 길을 내요”
오늘 두 작가는 각자의 길을 나섭니다.
사람들이 편하다고 찾는 길은 재미없다고 생각하는 다솔 작가는 20코스를 선택했고, 박준 시인은 제주 바다가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길의 모습을 경험하는 10코스를 선택했습니다.
홀로 길을 걷는 동안 그들은‘나만의 길’을 새로 만들었습니다.
박준이 걷는 화순금모래해수욕장은 ‘14k 길’이란 이름으로, 다솔이 걷는 환해장성 길은 ‘하늘 바다 솔길’이란 이름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그리고 그 길은 각자에게 영원히 잊을 수 없는 길이 됩니다.
“화순 금모래해수욕장은 14k의 길이예요 가끔 순금보다 14k가 더 빛날 때가 있거든요.
4부 : 그 길에 기억을 두고 오다
”쇠소깍이 또 엄청나게 유명한 관광지이긴 한데 여기서부터 시작되는 올레길이 있다는 건 많은 분들이 모르시더라고요 여긴 뭔가 비밀의 길이 펼쳐질 거 같아요. 제가 먼저 가보겠습니다“
누구나 한 번쯤 가본 유명한 곳이지만,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길을 걸어본 다는 것은 때론 짜릿한 기분을 선물합니다.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쇠소깍은 많은 이들이 잘 알고 있는 스팟이지만 이곳에서 시작하는 제주올레 6코스를 온전히 걸어본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걸어본 사람만이 알고 같이 걸어본 사람과만 통하는 대화는 얼마나 충만한 마음을 느끼게 할까요?
“길에 기억을 두고 오죠. 다음에 또 제주에 오면 거기에는 아주 온전한 내 기억들이 손을 흔들며 ‘여기 있어.’라고 하겠죠
여행이 끝나면 우리가 걸었던 길은 기억에 남을 것입니다.
하지만 돌아보면, 실제 기억에 남는 길은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박준 시인은 나머지 반은 그 길에 기억을 두고 오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언제가 다시 찾아왔을 때. 지금 내가 남기고 간 기억이 거기 그대로 있어주길, 그래서 이 길을 다시 만나면 나에게 반갑게“안녕?” 하고 인사해 주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