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3일 태양을 향해 달려라 새벽 배송 현장 72시간 물류 센터 직원 픽킹맨 집품팀 포장팀 수입 배송 단가 무박 2일 마감 시간 다큐 3일 676회 이지훈 내레이션 5월 23일

 

다큐멘터리 3일 태양을 향해 달려라 새벽 배송 현장 72시간 물류 센터 직원 픽킹맨 집품팀 포장팀 수입 배송 단가 무박 2일 마감 시간 다큐 3일 676회 이지훈 내레이션 5월 23일
 
KBS1 다큐멘터리 3일 676회 태양을 향해 달려라 새벽 배송 현장 72시간 2021년 5월 23일 방송 내레이션 촬영지 위치 어디 촬영장소 
내레이션 : 이지훈

‘오늘 밤 11시까지 주문하면 내일 새벽 문 앞!’
정말일까? 기대 반 의심 반 주문을 하고 잠자리에 들었던 그 날이 벌써 5년째입니다. 
우리나라의 새벽 배송시장은 2조 원 규모로 성장해 바로 우리 집 대문 앞에 와 있습니다. 
그 성장의 동맥이었던 노동자들. 
그들은 매일 어떤 밤을 달려 그 새벽, 내 집 앞에 도착했던 걸까요? 
저녁 7시부터 다음날 새벽 7시까지.. 무박 2일의 삶을 하루로 살며 새벽을 달리는 그들인데요. 
잠자는 몇 시간마저도 아까운 누군가의 아버지이거나 코로나19로 직장을 잃은 자영업자, 아이가 자는 밤 시간을 이용해 일하는 어머니 등 각양각색 사연을 안고 한밤을 달립니다. 
그들에게 동트기 직전 새벽은 가장 조급해지는 시간입니다. 
아침 7시를 넘기면 새벽 배송의 의미가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해 뜨기 전, 자기 인생의 태양을 밝히기 위해 어둠을 달리는 이들. 
이번 주 다큐멘터리 3일은 새벽 배송 노동자들의 치열한 72시간을 기록했습니다.

물류 센터의 사람들
내리쬐는 태양 빛이 힘을 잃어가는 오후 4시 30분, 물류센터 야간 조의 출근이 시작됩니다. 
물류센터 사람들의 주된 업무는 ‘집품(픽킹)’과 ‘포장(팩킹)’입니다. 
일명 ‘픽킹맨’이라 불리는 집품팀이 주문 상품을 장바구니에 모으면, 포장팀은 배송할 상자에 차곡차곡 깔끔하게 담아냅니다.
- 1층에서 이루어지는 피킹 작업. 카트를 끌고 물류센터 내부를 돌아다닙니다
고객의 주문대로 한 번에 15가구의 장을 대신 보는 ‘픽킹맨’이 물류센터 곳곳을 돌며 집품을 완료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20분에서 30분입니다. 
하루 평균 2만 건의 주문량을 소화하기 위해 약 150명의 집품팀은 쉴 틈 없이 장바구니를 밀며 돌아다닙니다.
- 포장 작업 공간. 피킹과 반대로 한 자리에 서서 일해야 합니다
포장은 단순히 물건을 넣기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피킹 완료된 바구니에 물품과 송장이 담겨오면 주문목록과 실제로 바구니에 담긴 물품을 비교하여 빠진 물품은 없는지 찾아내야 합니다. 
또한, 물품을 가까이서 본 후 상태가 좋지 않은 식료품은 없는지도 확인합니다. 
냉동, 냉장, 실온 제품을 한 박스 안에 함께 담아 이른바 합포장을 하기 때문에 포장방법도 중요합니다. 
냉동상품에 채소나 과일이 맞닿아 포장되면 과채류가 냉해를 입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고생했다. 앞으로도 잘해보자
“내가 이렇게 버텨냈구나... 그런 부분에 대해서 스스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고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죠” 이동훈 / 48세. 물류센터 직원 인터뷰
이 물류센터에서 새벽 배송을 위해 일하는 인원은 약 450명입니다. 
저마다의 사정으로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와 함께 일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밤낮이 바뀐 생활, 물류창고의 낮은 온도, 휴식 시간을 제외하고는 계속 서 있어야 하는 체력적 한계 등의 다양한 이유로 많은 사람이 얼마 버티지 못하고 그만둡니다. 
그래서 여기서는 약 한 달 정도를 수습 기간으로 두고, 수습을 마친 직원들에게 패딩을 지급합니다. 
이곳에서의 패딩은 단순한 옷이 아니라 약 한 달을 버텨낸 사람들에게 건네주는 일종의 증표입니다. 

당신이 잠든 사이에
밤 11시가 되면 새벽 배송을 담당하는 냉동 탑차들이 하나둘씩 주차장에 들어옵니다. 
기사 1명당 하루 평균 50건을 배송해야 하지만 주문이 많은 주말과 월요일 밤은 배송 건수도 늘어납니다. 
특히 물량이 늘어난 날은 출고도 늦어지기 때문에 물건이 나오는 대로 분류하고 빠르게 싣는 것이 관건입니다. 
‘아침 7시’라는 마감 시간이 있기 때문에 기사들은 저마다의 노하우를 발휘합니다. 
쌓아둔 물품 상자를 배송하기 쉽도록 탑차에 구역을 나누어 싣고, 이동시간을 줄이 기위해 세밀하게 배송 루트를 짜는 등 해뜨기 전 배송을 마치기 위한 시간과의 전쟁을 시작합니다. 
"요즘은 해가 일찍 뜨니까 해가 뜨기 시작하면 아무래도 조급해지죠." 박현재 / 30세 인터뷰
밤 11시부터 아침 7시까지 밤을 꼴딱 새워야 하는 일이지만 배송 기사들이 새벽 배송을 선택한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배송 한 건당 800~900원 하는 일반 택배에 비해 약 3배가량 높은 배송 단가, 차량 통행이 많지 않은 새벽 시간을 선호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대부분이 낮 시간 다른 일을 하는 ‘투잡’ 혹은 ‘쓰리잡’ 기사들입니다. 
24시간을 쪼개고 쪼개며 이틀 같은 하루를 사는 사람들. 분초를 다투며 뛰는 이들의 새벽은 누구보다 뜨겁고 치열합니다.   

어쩌다 마주친 순간
- 차의 배터리가 방전된 상황. 카메라 감독과 함께 차를 밀고 있습니다.
배송 일을 오래 한 베테랑들도 배송이 늘 순탄하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가끔은 예측하기 힘든 문제가 생깁니다. 
고객이 적어준 현관의 비밀번호가 잘못돼서 아파트에 들어갈 수 없을 때도 있고, 차의 배터리가 방전되어 배송해야 할 물품이 한참 남은 차가 멈춰버릴 때도 있습니다. 
마감 시간이 다가오는 마음 급한 상황에서 돌발상황이 일어나면 그들은 손에 땀을 쥡니다. 
- 고객이 감사하다고 말하면 어때요?
"아무리 다리가 아프고 힘들어도, 풀리죠. 그렇게 한 마디라도 해주시면. (계단 없는) 4층을 올라가도 괜찮고" 구현우 / 29세 인터뷰
고요한 새벽의 아파트에서는 적막을 깨고 뜻밖의 만남이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대부분은 새벽 배송을 하는 다른 업체의 배송 기사거나 우유나 신문을 배달하는 사람입니다. 
친분은 없는 사이지만 새벽의 짧은 대면은 서로의 유대감을 쌓아 올립니다. 
촉박한 시간에도 엘리베이터에 순서를 양보하기도 하고, 가끔은 서로 음료를 나눠주기도 하며 따뜻한 사람의 정을 나눕니다. 
가끔은 배송을 기다리던 고객을 만나기도 합니다. 
우연히 마주친 사람들의 온정에 그날 하루가 행복해 집니다.

당신을 향해 달립니다
이른 아침, 누군가의 문 앞에 놓인 택배 상자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의 노력이 담겨있을까요. 
깜깜한 밤, 환하게 빛나는 물류센터의 사람들과 불 꺼진 거리에서 당신의 아침을 향해 달려가는 배송 기사들의 3일을 담아보았습니다. 
그들은 조금 더 나은 자신의 미래를 위해,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택배를 기다릴 당신을 위해 오늘도 내일도 태양을 향해 달리빈다. 

내레이션에는 최근 MBC '나 혼자 산다'에서 소탈하고 친근한 모습을 뽐낸 배우 이지훈이 나섰습니다. 
이지훈은 2012년 KBS 드라마 '학교 2013'으로 데뷔한 후 '신입사관 구해령', '달이 뜨는 강'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였으며, 선역과 악역을 넘나드는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준 바 있습니다. 
팔색조 배우 이지훈의 따뜻한 목소리는 다큐멘터리 3일 676회, [태양을 향해 달려라]편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당신이 잠든 밤, 행복을 배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676회 태양을 향해 달려라 – 새벽 배송 현장 72시간 편은 오는 5월 23일 밤 11시 05분 KBS2TV에서 방영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