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의 동네한바퀴 신반포의 내일이 된 40년 학교 옆 문구점 동네 만능박사 사장님 169회 동네한바퀴 전일남 5월 퇴거를 앞둔 52년 재단사의 첫 양복점 5월 7일
카테고리 없음 2022. 5. 6. 23:43
김영철의 동네한바퀴 신반포의 내일이 된 40년 학교 옆 문구점 동네 만능박사 사장님 169회 동네한바퀴 전일남 5월 퇴거를 앞둔 52년 재단사의 첫 양복점 5월 7일
KBS1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제 169화 내일을 만나다 한강 아랫동네 서울 반포동 2022년 5월 7일 방송 시간 파는 곳 맛집 식당 촬영지 위치 어디 촬영장소 출연진 나이 파는 곳 택배 가격
5월 퇴거를 앞둔 52년 재단사의 ‘첫’ 양복점
재단사 전일남
공가, 공가... 수많은 X 테이프들이 줄 이은 구반포 거리.
불과 몇 달 전만해도 이곳은 사람들이 오가는 생활 터전이었습니다.
다음 달 이후 이곳은 이제 기억 속에만 남을, 반포의 옛 풍경이 됩니다.
황량할 만큼 비워진 가게 사이에서 아직 남은 불빛을 봅니다.
‘결혼 예복 전문’이라 쓰인, 아주 오래된 네온 간판입니다.
문이 열리는데요.
작은 문턱을 넘자 오래된 나무장에는 아직 곱게 접힌 양복이 가득합니다.
그가 접어놓은 양복처럼, 주름살 하나까지 참 곱게 접힌 재단사 전일남 씨가 반갑게 맞이합니다.
전북 순창 출신. 8남매 중 장남이었던 그는 명동 기술공으로 시작, 32살에 부촌 반포에 첫, 출사표를 낸 청년이었습니다.
그리고 38년 간 청년은 가게와 함께 늙어갔습니다.
손님 하나 겨우 들어올 정도의 작은 가게였지만 매일 아침부터 밤까지. 그에게 이곳은 우주보다 큰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이제 이번 달, 양복점의 자리를 빼야 합니다.
1983년부터 지금까지. 그의 삶 모든 것이었던 가게는 한 톨의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사라질 것입니다.
만개한 봄날의 길목. 낡은 건물 속에 도시의 한 생이 떠나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활짝 피고 남모르게 떨어지는 꽃잎처럼 수많은 이들의 삶이, 공간과 함께 사라집니다.
남은 건 그 곳, 그 시간 속에 있는 우리 모두의 기억들입니다.
잊지 않아 영원할, 오랜 반포의 추억입니다.
신반포의 내일이 된 40년 학교 옆 문구점
since 1983 문방구
초등학교 옆 놀이터 형 공원에 50여 명 가량의 아이들이 가득 차 있습니다.
하교 후 아이들이 부모를 만나 이동하는, 나름 유명한 ‘신반포 만남의 장소’라고 합니다.
집으로, 학원으로. 다음 코스로 이동해야 하는 어린이들이 자꾸 상가 1층 문구점 앞에 멈춥니다.
참새 방앗간 들르듯, 살 게 없어도 괜히 꼭 둘러보고 나옵니다.
꼭 모두의 유년시절, 그 어딘가의 기억 속 같습니다.
아이들에게 친구보다 더 친구 같은, 밝은 얼굴의 사장님을 만나 봅니다.
그는 동네 만능박사로 통합니다. 사진, 도장, 열쇠, 인쇄, 달고나까지... 간판에 쓰인 since 1983처럼, 그때부터 지금까지 이 상가를 지킨 터줏대감 역할을 톡톡히 합니다.
사실 인터넷이 발달한 이 시대, 문구점은 갈수록 귀해집니다.
소위 사양산업이라고도 하는데요.
하지만 아내, 처제와 함께 40년 째 문구점을 운영하는 그는 추억의 힘을 믿는 사람.
수많은 아이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며 정을 나눕니다.
가게 문 옆, 그가 취미로 찍어왔던 사진 속에는 오랜 반포의 시간들이 담겨있습니다.
이제 그의 꿈은 딱 하나.
이 가게에서 계속, 고향 같은 반포의 풍경을 가만히 지켜보는 것입니다.
찾아오는 아이들이 커서 다시 아이를 데려오고, 또 그 아이가 커 나가는 걸 바라보는 일.
그래서 그는 신반포의 미래를 손꼽아 기다립니다.
또 다른 내일을 기대합니다.
서울에서의 새로운 삶을 지탱해준 온기 있는 동네,
고맙고 그리운 반포동의 이야기는 5월 7일 토요일 저녁 7시 10분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169화 내일을 만나다 한강 아랫동네 서울 반포동] 편에서 공개됩니다.